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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 이미지


이때부터 성진은 이 기아차 임금협상 교수를 전적으로 믿고 선물 거래에 참여했다. 그의 계좌에 날마다 투자금의 20~30%씩 수익이 쌓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를 ‘알바 인생’의 고단함 때문에 미래가 암울해 보였지만 지금은 이성조 교수의 텔레그램 채팅방이 그에게 등대같은 희망으로 느껴졌다.
김 비서가 개인 메시지로 ‘채팅방에 투자 수익 인증샷을 올려달라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신청방법 ’고 요청했다. 하지만 성진은 다른 회원들과 수익률이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평소와 다름없이 선물 거래가 끝나자 김 비서에게서 텔레그램 개인 메시지가 도착했다.
“학우님, 저는 오늘 하루에만 1만 5000 USDT를 벌었어요. 우리 돈 2000만 원이 넘는 돈이죠. 연말에는 경춘선복전철 꿈에 그리던 대형 아파트와 최고급 전기차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우님은 오늘 얼마나 버셨나요?”
“저는 투자금이 작아서 많이 벌진 못했어요. 그래도 교수님 덕분에 매일 수익이 생겨서 행복합니다.”
“어쨋든 학우님 정말로 축하드려요. 투자금이 많으면 더 많은 수익을 벌 수 있을 텐데 아쉽네요. 투자금을 좀 더 모으실 화의기업 것을 추천 드릴게요. 교수님 가르침만 충실히 따른다면 우리 모두 머지않아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을 거예요. 파이팅!”
‘경제적 자유, 경제적 자유….’
김 비서의 말대로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다면... 더는 지방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취업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고, 지금의 ‘알바 인생’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 인터넷간편대출 을 것 같았다. 가상화폐 선물 거래용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있으면 인생의 모든 어려움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음 날 성진은 은행을 찾아가 지금까지 알바로 모은 1000만원이 들어 있는 예금을 해지했다. 통장에 찍힌 숫자가 ‘0’으로 바뀌자 잠시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곧 찾아올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니 홀가분한 기분이 더 커졌다.
‘1000만원을 환전하면 대략 7200 USDT가 되겠지. 이 돈의 20%인 1400 USDT(196만원)만 투자해도 하루 20%씩 수익이면 약 300 USDT, 우리 돈 40만원을 능히 벌 수 있어. 이런 식으로 한 달 20일만 거래해도 800만원이 손에 떨어지네. 코인에1000만원 투자해서 한 달 800만원 수익이라니. 이제 A사에 들어가려고 가슴 졸이며 취업을 준비할 필요가 없겠구나.’
결심을 굳힌 성진은 김가영 비서가 알려준 IEKAF 거래소 고객센터 텔레그램 채팅방에 ‘USDT를 충전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잠시 뒤 고객센터 담당자가 알려준 환전소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했다. 현물 계좌에 7200 USDT가 충전됐다. 얼마 뒤 고객센터 직원에게서 텔레그램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원님, 최근 코인 사기 우려 때문에 거래 은행에서 고객님께 전화해서 방금 전 계좌이체에 대한 자금 사용 동향을 물어볼 건데요. 아무 걱정 마시고 ‘이 돈은 상품 구매에 사용된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가상화폐 투자용이라고 이야기하시면 은행에서 더 자세히 물어볼 수밖에 없어서 번거로움이 커질 수 있어요. 그러니 상품 구매 용도라고만 답하시면 됩니다.”
텔레그램 메시지를 다 읽었을 무렵, 진짜로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XX은행 상담센터 박아름입니다. 조금 전 고객님 계좌에서 거액의 금융 거래가 확인돼 연락드렸습니다. 어떤 거래였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성진은 IEKAF 직원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 답했다.
“예, 물품 구매 대금으로 사용했어요.”
“알겠습니다.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를 마친 뒤 성진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제 곧 그의 세상이 올 것 같아서였다.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온 성진은 중식당과 편의점 사장에게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손가락으로 터치 스크린을 미끄러지듯 누르는 순간,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퍼져 나갔다. 부자가 되는 초입에 들어섰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그의 눈에는 성공의 빛만 보였을 뿐, 그를 향해 입을 벌린 거대한 함정은 보이지 않았다.
(7회로 이어집니다.)
나한류 작가 wjw.dignity@gmail.com